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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각타(自覺覺他)

[부처님 이야기] 관조觀眺(바라보다)에 대해서..

[부처님 이야기] 관조觀眺(바라보다)에 대해서..


세존께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고 있을 때의 일이다. 뜨거운 어느 여름날 세존은 목이 말랐다.


기력이 쇠진해진 세존은 제자인 아난다에게 물을 떠 오게 하였다.

“아난다여, 미안하지만 되돌아가서 물을 떠줄 수 있겠느냐?”


아난다가 대답했다.

“세존이시여, 스승을 모시는 것은 저의 기쁨입니다. 물 떠 오는 일이야 늘 하는 일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기 나무 아래 쉬고 계시면 제가 얼른 다녀 오겠습니다.”


아난다는 오던 길을 되짚어 달려 갔다. 스승과 함께 시내를 건넜기 때문에 시내가 어디 있는지 잘 알고 있었으며, 시냇물은 수정처럼 맑았다.

 

그러나 아난다가 도착 했을 때는 두 대의 우차가 시냇물을 건너간 상태였다. 그래서 시냇물이 흙탕물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빈손으로 돌아 와야만 했다.


“세존이시여, 물이 더러워서 떠 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지금 가는 방향으로 십리를 더 가면 큰 강이 나옵니다. 거기서 물을 떠 드리겠습니다. 목이 타겠지만 조금만 참으십시오.”

“아난다여, 난 그 시냇물을 마시고 싶구나. 왜 그곳 시냇물을 떠 오지 않았으냐?”

“흙탕물이라 너무 더러웠습니다. 썩은 낙엽들이 둥둥 떠 다니고 있었어요. 그런 물을 어떻게 세존께 드린단 말입니까?”

“아난다여. 다시 가서 그 물을 보고 오너라.”

 

스승의 분부에 아난다는 어쩔 수 없이 시냇물로 되돌아갔다. 그런데 도착해 보니 시냇물은 상당히 맑아져 있었다. 쉼 없이 흐리는 물에 따라 낙엽들이 떠내려가고 흙탕물도 거의 가라앉았다. 아난다는 세존의 분부대로 시냇가에 앉았다. 그리고 스승이 ‘되돌아가 보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기다리면서 지켜보면 물을 수정처럼 맑아질 것이야.”

그래서 아난다는 조금 더 기다렸다. 잠시 후 시냇물은 수정처럼 맑아졌다. 그는 물을 떠서 스승에게 되돌아 갔다.

 

세존은 아난다에게

“아난다여, 흙탕물이 된 시냇물을 온전히 보고 있었느냐? 흙탕물을 가라 앉힐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시냇물은 더러워진다. 그냥 시냇가에 앉아서 흐르는 시냇물을 지켜보아라, 그러면 저절로 낙엽은 아래도 떠내려가고 흙은 밑으로 가라앉을 것이니 사람의 마음도 이와 같은 법이니라.

이처럼 마음의 흐름은 곳 시냇물의 흐름과 같은 것이니,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것 또한 그대가 아니다. 그대는 온전히 지켜보는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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