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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각타(自覺覺他)

불언지교(不言之敎)

수도하려고 가방 들고 오는 두 사람이 있었는데, 

안으로 못 들어오게 하자 문밖에서 며칠동안을 기다렸습니다. 


어느 날 문이 열리며 스승께서 

"너 수도할 수 있느냐. 수도할 때는 많은 고생을 하게 되는데, 너 고생할 수 있느냐?" 하고 물었습니다.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습니다. 스승께서 시키는 대로 다 하겠습니다."


그 때서야 문안으로 들여보내고 돌이 들어있는 자루를 주고는, 

그것을 등에 지고 밥을 하고, 차를 끓이고, 땅을 쓸며 

3년이란 세월이 지나도록 스승은 한 마디도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하루는 스승님 앞으로 불려가게 되었습니다.

"3년간 무엇을 배웠느냐"


두 사람은 무릎을 꿇고 대답했습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아무 설법 안했는데 무얼 배웠느냐"

스승의 일거일동이 전부 도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수도하는 것은 시시각각 조심하는 것입니다. 

착한 사람을 보면 어떻게 그 사람과 어깨를 같이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만약 착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멀리 떨어져야 합니다.


여러 사람의 모범이 될 수 있게 실행하는 그것이 바로 인사(人師)입니다. 곧 사람의 스승이 되는 것입니다. 


책으로 가르치는 스승은 많으나 사람의 몸으로 남의 스승이 되는 것은 참 드뭅니다. 

얼굴의 색갈, 걸음걸이 등 일거일동을 말하지 않고 행동으로 남을 가르치는 것이 불언지교(不言之敎)입니다.


-곤수곡인 법어-